인간이 할 수 있는게 뭐가 있겠습니까?

 하늘이 뚫린 것처럼 내린 그야말로 폭우였습니다. 집앞 눈덩이 처럼 불어난 개울물에 아이들은 `하루종일 공포에 떨었습니다.

포도 하나하나 골라내고 쓰러진 벼 일으켜 세우는 농부의 손길이 안스럽기만 합니다. 그래도 웃습니다. 이내 훌훌 털어버립니다. 내년 농사를 기약합니다. 농부의 마음은 깊고도 넓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닫습니다.

 물러진 복숭아, 터저버린 포도와 토마토가 더욱 귀하고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이번 폭우는 거만했던 인간을, 내자신을 반성하게 만듭니다.